레고랜드 사태란??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022년 9월 28일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업을 위해 발행한 205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촉발된 사태를 말한다. 강원도 산하인 강원중도 개발공사(GJC)는 지난 2020년 레고랜드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강원도의 보증으로 205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강원중도 개발공사(GJC)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으나, 2022년 9월 28일 보증 의무 이행 대신 법원에 강원중도 개발공사(GJC) 회생 신청을 내겠다고 밝히면서 시중의 자금 흐름이 막히는 등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발생했다. 이에 정부 당국은 2022년 10월 23일 사태 해결을 위한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시장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 원+α 규모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레고랜드, 시작에서 사태 발생에 이르기까지
레고랜드 프로젝트는 총 5270억 원을 투입해 춘천시 중도동 하중도 일대 28만㎡에 테마파크를 건설한 사업으로, 2011년 9월 강원도가 영국 멀리(Merlin Entertainments) 과 레고랜드 투자합의각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강원도는 2012년 레고랜드 개발 시행사로 엘엘개발(지분 44%)을 설립했으며, 엘엘개발은 특수목적법인(SPC)인 KIS 춘천개발유동화주식회사를 통해 205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공사 대금 조달에 나섰다. 그러나 레고랜드는 2014년 착공에 들어가자마자 부지에서 1400여 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가 발견되며 사업 진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유적지 발굴 문제와 관련해 문화재위원회가 유적 이전 보존을 전제로 개발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마무리된 바 있다.
하지만 공사 지연 및 이자 급등으로 2018년 사업 시행 주체가 변경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엘엘개발은 강원중도 개발공사(GJC)로 회사명을 바꿨다. 그리고 강원중도 개발공사(GJC)는 2020년 레고랜드 일대 도로와 상수도 등 기반 공사를 위한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아이원제 일차’를 설립했으며, 이후 205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재발행하고 강원도가 보증을 섰다. 당시 강원중도 개발공사(GJC)는 실적이 전무했음에도 강원도가 보증을 섰기 때문에 신용평가사로부터 A1 등급을 부여받은 바 있다. 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만기는 2022년 9월 29일까지였으나 강원중도 개발공사(GJC)가 어음 상환에 실패하면서 지급할 의무는 강원도로 넘어가게 됐다.
즉 강원도는 강원중도 개발공사(GJC)가 빚을 갚지 못하면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으나, 9월 28일 보증 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강원중도 개발공사(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지급 불능에 빠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시장 혼란을 일으켰으며, 더욱이 강원도가 지급 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10월 5일에는 아이원제 일차가 발행한 2050억 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 사태는 지방자치단체에 국가신용등급에 준하는 높은 신용도를 부여해왔던 시장의 신뢰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레고랜드 작은 불씨가 채권시장 집어삼킬 '큰불'로...
최고 신용등급을 받은 ABCP의 부도 소식은 시장 전반에 불신을 퍼뜨렸다. 기업어음(CP)과 자산담보부 단기채(ABSTB) 차환 금리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채권 매각에 나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분양이 끝난 우량 사업장도 ‘AB’ 자만 붙으면 안 팔리는 실정”이라며 “가뜩이나 살얼음판이던 시장에 레고랜드 사태가 기름을 끼얹으면서 부동산 관련 유동화물뿐만 아니라 채권시장 전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시장이 단기간에 안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회사채 시장 전반으로 유동성 위기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와 기관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시장에 신뢰가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김 지사도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지는 몰랐겠지만 무책임한 판단으로 경제적 피해자만 양산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자금경색에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사 롯데건설, 태영건설 '부도설 찌라시
롯데건설은 지난 20일 롯데케미칼로부터 3개월간 5000억원을 차입기로 했다. 운영자금 목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2000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온 공식 입장이다. 태영건설도 같은 날 계열사 군포 복합개발 PFV에 대한 96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롯데건설이 연일 자금을 조달하는 까닭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 등 재건축 사업 등 대형 개발 사업을 수주한 영향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규모가 급격하게 불어났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롯데건설 반기보고서 기준 아파트 분양자 중도금 대출, 사업비 대출 잔액 관련 우발채무 규모는 7조4416억원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악성 루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롯데건설, 태영건설이 부도 위기에 처했다',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이 수조 원에 달한다' 등의 내용이다. 마침 롯데건설, 태영건설이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소문을 더 부추기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인 롯데건설이 부도가 날 일이 있겠느냐"면서도 "건설사마다 다르겠지만 주택 비중이 높고 대규모 현장을 수주한 건설사를 비롯해 건설업계 전반에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레고랜드 발 자금경색으로 둔촌주공 7000억원 규모 PF 대출 실패
강원도 ‘레고랜드 발’ 단기자금 경색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은 우량·비우량을 따지지 않고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PF 연장 실패는 유동성 위기가 우량 건설 현장에까지 덮친 경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부국증권, 키움증권 등은 7000억원 규모의 둔촌주공 PF 유동화 단기채 차환용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위해 전방위로 제안요청서(RFP)를 보냈지만 끝내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금융회사와 연기금은 물론 일반 법인과 사모펀드까지 찾아갔으나 소용없었다는 후문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일반분양 물량만 4700가구에 달해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건설사와 증권사의 신용등급은 신뢰할 수 없다. 사업장 수지를 직접 확인하고 추가적인 돌발 위험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투자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기존에 발행한 7000억원의 PF 전액을 현대건설(1960억원) HDC현대산업개발(1750억원) 대우건설(1645억원) 롯데건설(1645억원)이 자체 자금으로 갚게 됐다.
마치며...
이번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섣부른 판단의 나비효과로 2050억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이 50조+@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고도 막기 힘들어지는 경우를 보며 참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오직 레고랜드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 보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레고랜드가 트리거가 되어 일어난 연쇄작용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시행할 때 앞으로 이 정책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충분히 알아보고 심사숙고 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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